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잠식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위기 의식
보급형 전기차 시장 진입, 더 늦으면 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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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위기다. 아직은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중이지만, 급성장한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로 인해 배터리 시장 비중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적인 배터리 제조사, CATL은 작년 전기차 배터리 실적에서 매출 기준, 28%, 출하량 기준 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참고로 한국 3사의 총합은 22.7%로 규모면에서 크게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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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LG에너지솔루션 12% 2위 ▶중국 비야디(BYD) 10% 3위 ▶삼성SDI 6% 4위 ▶SK온 5% 5위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상위 배터리 제조사들이 꽉 쥐고 있는 점유율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원가 절감과 더불어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를 다른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대비책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한편 작년 기준,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이미 천문학적 수준에 도달했다. 무려 163조 1천억여원 규모로 기대이상의 시장규모를 자랑한다. 심지어 현재 규모는 향후 모든 차가 전기차로 전환 됐을 때를 고려하면 새발의 피라 이야기할 정도다.

[글] 이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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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보면 먼저 선점해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이는 기업 뿐만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이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을 선점했다면 중국은 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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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삼원계다. 배터리 내 양극재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니켈, 코발트, 망간 세 가지 원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루미늄 등 3~4개의 비철금속이 들어가면 삼원계를 넘어 사원계 배터리가 되기도 한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성능 전기차나 긴 주행거리가 필수인 차량에 주로 탑재된다. 하지만 희토류가 많이 들어가, 전기차 가격을 높이는 주범이며 충격에 약해 화재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화재의 경우 안정성을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추가하다보니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수 백 kg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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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다르다. 양극재에 인산철(인, 철)을 넣어 삼원계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크리스탈 형태의 육면체가 서로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특별히 올리빈 구조라 하는데, 아주 안정적이다. 덕분에 과충전, 과방전, 충격 등에 강하며 배터리 셀이 열화(성능이 감소하는 현상)하는 정도 역시 삼원계에 비해 덜해 수명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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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코발트 대신 흔한 성분을 사용하다보니 가격도 저렴하다.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2021년 기준 1kWh 당 삼원계 배터리는 38만원 선이지만, 리튬인산철은 35만원 선이다. 80kWh 전기차에 배터리가 탑재된다면 240만원이나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일반 배터리 팩을 사용하는지, 셀-투-팩 타입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가격차이가 더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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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만능은 아니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동일 무게일 경우 주행거리가 짧다. 그렇다고 해서 극적으로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20~30km 정도다. 요즘은 간극이 좁혀져, 더이상 한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셀-투-팩(CTP) 기술 덕분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는 셀(기본단위)을 여러개 묶어 모듈로 만들고, 여기에 각종 안전장치들 달아서 묶으면 배터리 팩이 된다. 이 중 모듈 단계를 생각하고 셀을 묶으면 셀-투-팩 타입이된다.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셀-투-팩 기술의 상성이 좋은 편인데, 화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일부 장치를 생략하고 셀 수량을 늘려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현대차와 테슬라, 벤츠 등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은 중국이 앞서나간 이 기술을 적용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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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선두 주자는 중국이다. 그 중에서도 CATL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요즘은 기존 리튬 인산철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20% 높은 신소재를 개발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저렴한 가격은 유지하면서 1회 충전 시 7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중인 것이다. 이 배터리는 M3P라 부른다. 장점만 놓고보면 삼원계 배터리와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장점을 두루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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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셀-투-팩 기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린 배터리로 불리기도 하는데, 테슬라가 주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4680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3%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일반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kg 당 160Wh인 반면, CATL 제품은 1kg 당 255Wh에 달한다. 삼원계 배터리는 1kg 당 250~270Wh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ATL이 기술이 주요 제조사들이 채택할 만큼 성장하자, 국내 배터리 3사도 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과 고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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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배터리 기술과 물량이 각광받고 있는 건 결국 전기차 가격 때문이다. 성능과 주행거리를 만족하면서 가격까지 해결하려면 결국 배터리 부분을 건드러야 했는데, 그동안 삼원계 배터리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와중에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전기차에 앞다퉈 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3천만원대 전기 컨셉카 ID.2 all을 공개했고 기아, 테슬라, GM 등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더이상 중국에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전기차 시장 파이 확보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겠다. 전기차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신생 기업이 나오기 힘든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도전이 우후죽순 펼쳐지고 있는 현 상황은 춘추전국시대라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전기차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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