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팔리는 픽업트럭 시장
브랜드마다 신규 픽업트럭 출시 잇따라
비싼 가격 감수할 가치 있다는 의견도 있어
픽업트럭이란, 덮개가 없는 적재함을 가진 소형 화물차를 의미한다. ‘트럭’이라는 개념 때문에 1톤 트럭처럼 투박하고 디자인이라 부를만한 요소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론 정 반대다. SUV나 오프로드 차량 수준의 실내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고, 요즘은 프리미엄 급 차량의 실내를 확보한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때로는 없어선 안 될 생활 필수품 정도로 인식되기도 한다. 판매량도 어마어마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소규모다. 전기차보다도 덜 팔린다. 연간 2~3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KG 모빌리티(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이다. 가성비 측면에서 이만한 모델이 없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델 일부가 병행수입이 필요하고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픽업트럭을 타고 이동할 만한 지형이 아니다. 미국처럼 땅이 넓지도 않고 직접 자재를 구매해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를 하는 문화와 거리가 멀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신규 픽업트럭 모델을 출시했거나 앞으로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글] 이안 에디터
그동안 픽업트럭을 떠올리면 렉스턴 스포츠와 파생모델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은 포드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 GMC 시에라 드날리 등 생각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됐다. 심지어 기아에서도 픽업 트럭 모델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현대차는 이미 산타크루즈라는 모델이 있지만, 북미 전용이라 국내 출시 가능성은 없다. 그밖에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알파모터에서 레트로풍 전기 픽업트럭을 선보이는 등 때아닌 픽업트럭 풍년이다.
픽업트럭의 인기는 결국 디자인과 확장성 두 가지 이유가 가장 크다. 픽업트럭은 대체로 묵직하다. SUV의 묵직함은 비교 대상이 아닐 만큼 상당한 덩치를 자랑한다. 이는 자연스레 남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좀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지금은 어느정도 희석 됐지만 과시용으로 큰 차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픽업트럭은 이런 점을 어필하기에 적합한 차종이다. 투박하고 두터운 전면부 그릴과 범퍼, 커다란 휠 디자인, 적재함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조명 장치나 기타 전용 악세서리는 대형 오프로드 SUV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한편 억대 가격에 근접하거나 초과한 비싼 픽업트럭도 존재한다. 앞서 이야기한 수입 픽업트럭 모델들이 대체로 그렇다. 이 차들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나 소재까지 사용해,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 불러도 무방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확장성 측면에서 보면 실내공간이 기본적으로 넓어 여유로운 탑승이 가능하다. 그리고 적재함이 딸려 있어, 광활한 공간성을 자랑한다. 차박, 캠핑, 각종 자재 운반, 카라반 견인 등을 이루는데 있어 SUV보다 유리하다. 여기에 화물차로 분류되다 보니 28,500원 정도의 자동차세만 내면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밖에 사륜구동 탑재에 따른 안정적인 주행과 강력한 성능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픽업트럭은 화물차다. 승용처럼 편안하게 타면서 짐도 싣고 다니는 그런 차다. 이런 차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모델은 1톤 트럭이다. 포터2나 봉고3와 같은 소형트럭 역시 더블캡 모델을 구매하면 4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또, 적재 능력은 더 우수하다. 1톤은 기본이고, 사실 더 무겁게 적재도 가능하다. 물론 안전을 위해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만 말이다. 때문에 애매하게 적재할 수 있는 픽업트럭을 고를 바엔 차라리 확실히 적재 가능한 1톤 트럭을 계약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범용성 측면에서 봤을 때 이만한 차가 없기 때문이다. 포터2의 경우 향후 스타리아의 전면부 디자인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고, 과거 단종 됐던 리베로와 같은 형태로 부활한다는 소식이 있다. 실제로 출시된다면 소형 상용차와 픽업 트럭 모델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확고한 마니아층이 존재하고, 자동차와 라이프스타일을 엮는 소비자가 점점 늘면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비싼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도 상품성이 우수하면 충분히 감수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미국처럼 활용할 만한 상황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하랴, 결국 자동차는 만족하면 그만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