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등장한 제네시스 G80(현대차 기간 포함)가 12년이 흘러 3세대 모델을 선보인다. 5일 공개된 내·외장 이미지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1세대 BH 시절부터 항상 그래 왔지만, 제네시스 G80의 디자인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 사이에서 꾸준히 칭찬받아온 몇 안 되는 차량이다. 특히, 2013년 선보인 2세대 모델 DH의 경우 “이제 웬만한 수입차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디자인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성공적인 디자인이라 평가받는다.

오늘은 지난 1세대부터 이번 RG3까지 지금껏 공개된 제네시스 G80의 디자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처음 제네시스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지금과 같은 브랜드로써의 제네시스가 아니었다. 현대차가 선보인 고급 차량 제네시스로 첫 시작을 알렸다. 당시, 제네시스는 사실상 그랜저와 에쿠스 사이에 벌어진 간극을 메워준 차량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네시스가 90년대 고급 세단으로 유명세를 떨친 ‘다이너스티’의 후속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가격은 물론, 인테리어를 둘러싼 트림의 소재와 엔진 배기량 등 전체적으로 그랜저보다 한 단계 위의 대형 세단으로써 자신을 뽐냈다.

1세대 제네시스가 디자인 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다. 당시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였던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바탕으로 아주 단정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었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본넷 후드 앞쪽 제네시스 엠블럼 아래 자리 잡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은근한 곡선미를 자랑했다. 차량의 당초 성향에 걸맞게 스포츠성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안락한 차량임을 내세운 정갈한 디자인이다.

차량 전체적으로 볼륨감 넘치는 ‘면’ 중심의 디자인을 가미해, 우아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데 더욱 집중했다. 또한, 전면과 후면 디자인에서 통일감을 주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가 후면부 리어램프와 번호판이 자리 잡는 부분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전혀 다른 인상의 디자인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균일한 디자인 콘셉트를 표출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안정적이고 익숙한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단, 측면 디자인에서는 ‘롱 후드-숏데크’ 형태의 전형적인 후륜구동 기반 세단의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3박스 구조 세단들의 경우 후드의 길이가 차량 전체 길이의 25% 수준에 머무는데, 1세대 제네시스는 이 길이가 27% 수준으로 다른 차량들과 달리 더욱 길다.

또한, 뒤 범퍼를 포함한 데크의 길이가 당시 존재하던 다른 세단들과 비교해 매우 짧은 편이기 때문에 더욱 스포티한 인상을 풍긴다. 휠 아치를 가득 메운 대형 휠과 짧은 프런트 오버행도 1세대 제네시스의 스포티한 측면 프로파일을 완성하는 키 포인트였다.

2012년 한 차례 이뤄진 부분변경의 경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페이스 리프트’처럼 디테일한 디자인 포인트를 일부 수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디자인의 변화다.

헤드램프의 경우 내부 디자인을 소폭 변경했으며, 데이라이트의 형상을 바꿔 한층 세련된 디자인을 뽐냈다. 리어램프도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보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상부 하부로 나뉘었던 기존과는 달리, 미등 사이로 방향지시등과 후진 상태 표시등을 삽입해 더욱 날카로운 인상으로 변모했다.

G80 2세대는 디자인을 통한 영업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려준 효자 모델이다. 1세대 모델인 BH의 경우, 분명 고급스럽고 우아한 디자인이라는 부분에서 호평을 얻었지만, 남성적이며 단단해 보이는 독일 세단과 자주 비교되곤 했다.

반면, 13년 등장한 2세대의 경우 독일 프리미엄 세단과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다부진 마스크를 뽐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기를 더욱 키워 상하부의 경계가 사라졌고, 본넷 후드와 사이드에 뚜렷한 캐릭터 라인이 더해지며, 날카로운 인상을 부각했다. 헤드램프 또한, 둥그스름한 인상을 버리고 더욱 각진 남성미 넘치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측면 디자인은 세단다운 3박스 구조의 1세대와 달리 더욱 쿠페를 닮은 모습으로 변모했다. 윈드실드를 시작으로 트렁크 리드 끝단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을 통해 스포티한 인상을 어필했다.

또한, 뚜렷한 캐릭터 라인을 더해 남성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길게 이어진 캐릭터 라인은 1세대에서는 볼 수 없던 디자인 요소다. 전장은 5mm가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휠베이스가 75mm 길어지며 더욱 안정적인 스탠스(Stance)를 자랑했다.

후면부도 앞서 다룬 전면, 측면과 같이 단단한 인상을 형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모든 면과 선에 부드러운 곡선보다는 단단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직선을 가미했다. LED 램프가 적용된 리어램프는 면발광 타입으로 변경되어 한층 고급스러운 인상이다.

2016년에는 EQ900에 이은 제네시스의 두 번째 모델로 합류하며, 드디어 G80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모델명을 바꾸며 페이스리프트가 함께 진행됐는데, 1세대 페이스리프트 때와 비교해 변화의 폭이 적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디자인이 소폭 변경된 점과 헤드램프 안쪽에 제네시스의 시그니처 컬러인 코퍼를 이용한 디테일을 살리는 등 대대적인 변화가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으로써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방향의 변화라 평가할만하다.

내장 디자인도 외장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클러스터, 기어 노브, 아날로그시계 등 각 부위별 디자인을 더욱 세심하게 다듬었고, 고급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리얼 우드/알루미늄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급스러운 감성이 느껴지도록 했다.

G80을 내놓으며, 3.3T 엔진을 얹은 ‘스포츠’ 모델도 함께 선보였는데, 해당 모델의 경우 더욱 공격적인 마스크로 탈바꿈했다. 현재 G-매트릭스 패턴이라 불리는 메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고, 하부 공기 흡입구의 크기와 모습 모두 변경했다. 또한, 방향지시등의 경우 시퀀셜 방식이 적용되어 한층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뽐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브랜드 차량임에도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지워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G80의 소극적인 변화에 대해 “현대차와의 차이점이 모호하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새롭게 공개된 RG3의 모습은 다시 한번 진화한 G80의 모습이 돋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2줄로 구분된 쿼드램프, 5각형의 크레스트 그릴, 적재적소에 반영된 G-매트릭스 패턴까지 모든 디자인 요소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측면이다. 언뜻 아우디 A7처럼 보이는 스포트백 디자인을 갖췄다. 2세대 모델보다 더욱 쿠페를 닮은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덕분에 고급스러운 E세그먼트 세단으로써의 역할과 4도어 쿠페형 세단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3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더욱 낮아진 전고는 20인치의 대구경 휠과 맞물려 G80의 스포티한 인상을 한층 부각시킨다. 후면 디자인이 드러난 쿼터뷰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C필러의 날선 모습과 한껏 부푼 웨이스트 라인은 우리가 알던 G80의 모습이 아니다.

프론트 마스크와 통일감을 갖춘 쿼드램프 디자인과 G90부터 시작된 큼지막한 ‘GENESIS’ 레터링, 크레스트 그릴을 본따 만든 배기구 디자인은 G80가 제네시스의 일원임을 드러낸다.

내장 디자인에서도 새로운 제네시스 브랜드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한 인테리어는 공간감이 우수하며, 어느 곳을 보더라도 눈에 거슬리는 디자인 요소를 찾기 힘들다. 지난 GV80 첫 공개 당시 다소 휑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G80의 경우 새로운 인테리어가 매우 잘 맞아떨어진 모양새다.

지난 1세대부터 곧 공개될 3세대까지 디자인으로 살펴본 G80의 모습은 제네시스 브랜드 그 자체의 디자인 히스토리나 다름없어 보인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던 1세대, 강인한 인상을 뽐낸 2세대 모델은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이제 곧 실물을 공개할 3세대 G80도 다르지 않다. 고급스러움, 강인함에 스포티함까지 더해 가장 완벽한 G80으로 태어난 모습이다. 과연, 3세대 G80이 선대 모델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순간이다.


“제네실수가 최고였지!” 신형 G80 이전, 역대 디자인 총정리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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