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바 자동차보다 많이 팔렸던 폭바의 ‘이것’?

대구광역시에는 아우디 네거리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다아우디의 고장 독일도 아니고심지어 유럽도 아닌 우리나라에 아우디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혹시 서울 강남을 가로지르는 테헤란로처럼 자매결연을 맺은 후 생긴 이름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할 수 있지만사실 이유는 단순하다본래 희망로 네거리라고 불리는 장소였으나근방에 위치한 아우디 전시장 때문에 아우디 네거리라는 생뚱맞은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와 전혀 연관이 없을 듯한 장소에서 자동차 브랜드 이름을 듣게 된다면당연히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그리고 이를 알아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오늘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자동차 브랜드의 놀랍고도 독특한 사실들을 소개한다.

자동차 공장에서 식품을?

독일어에는 이름만 멋있고 뜻은 평범한 단어들이 많다‘Kugelschreiber(쿠겔슈라이버)’가 대표적이다단어만 들으면 멋있고 위엄 있는 게임 속 무기가 생각나지만사실 이 단어는 볼펜을 의미한다.

하지만 독일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독일어가 있다바로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다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이름이지만진짜 뜻을 알게 된다면 이보다 촌스러운 이름이 없다독일어로 국민차가 폭스바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폭스바겐은 매년 700만 개 이상의 소시지를 생산하고 판매한다아무리 독일이 소시지로 유명한 나라라고 해도자동차 기업이 소시지를 만든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혹여 마케팅을 위한 미끼 상품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폭스바겐이 소시지를 만들어 온 역사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80년 전인 2차 세계대전 당시폭스바겐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서 매번 소시지를 구입했다직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보니정기적으로 대량으로 소시지를 구입해야 했고 이에 대한 가격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폭스바겐은 소시지를 납품하는 업체를 인수했다직원들이 먹을 소시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이후 폭스바겐은 <199 398500 A>라는 부품 번호까지 부여하고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 생산라인에서 <currywurst>라는 이름의 소시지를 제조하고 있다.

<currywurst> 소시지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약 40%가 소비되며나머지는 공장 인근 매점과 레스토랑에 공급된다물론 대형마트나 슈퍼에서도 폭스바겐이 만든 소시지를 구입할 수 있으며심지어 유럽의 일부 폭스바겐 지점에서는 새 차를 구입하는 손님에게 <currywurst>를 선물로 제공하곤 한다.

게다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 디젤 게이트’ 이후에는 수치상으로 자동차보다 소시지가 더 잘 팔리는 아이러니한 현상까지 생겼다2015년 폭스바겐의 자동차 판매량은 582만 대이고소시지 판매량은 720만 개이니, 숫자만 놓고 보면 폭스바겐은 소시지 제조사인 셈이다. 

만들다 보니 다 만드는 푸조

커피나 요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한 번쯤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 푸조의 로고가 그려진 주방용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후 사정을 모른다면 대체 왜 자동차 회사 로고가 주방용품에 붙어 있는지 의문이 가기 마련이다혹여 푸조에서 만든 콜라보레이션 상품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푸조는 실제로 주방용품을 생산하고 있다커피 그라인더와 후추 그라인더를 세계 최초로 만든 회사이기도 하다푸조 특유의 사자 문양은 푸조 가문이 탄생한 프랑스 벨보르 지역을 상징하며푸조가 생산하는 모든 물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사실 푸조는 처음부터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았다원래는 1810장 피에르 푸조가 철강업에 뛰어들면서 설립된 회사이며주로 와인용품, 가정용품 등의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이후 1871장 피에르 푸조의 손자 아르망 푸조가 자전거 제작 사업을 시작하고뒤이어 1889년에 3륜차를 제작하면서 푸조는 본격적으로 탈 것을 만드는 회사로 발돋움했다본격적인 자동차 사업은 1896년 아르망 푸조가 가문에서 독립하여 정식으로 푸조 자동차 회사를 만들면서 시작된다.

게다가 자동차를 만들기 전 자전거를 만들며 쌓아온 경험 덕분에푸조는 오토바이도 만든다현재 프랑스에서 오토바이 제조사는 푸조가 유일하다.

정리하자면푸조는 사실상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브랜드인 셈이다푸조가 만든 주방용품을 사용하여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만들 수 있고푸조가 만든 스쿠터로 가까운 곳에 장을 보러 갈 수도 있다이것이 진짜 푸조 매니아가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

사장님, 취미가 위험한데요…

알피나는 흔히 BMW 전문 튜닝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독일 연방 자동차 등록국에 등록되어 있는 엄연한 완성차 제조사이다이들은 BMW에게 차체나 엔진 블록 같은 주요 부품들을 공급받아자신들만의 특별한 자동차로 탄생시켜 알피나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판매한다.

이처럼 알피나는 BMW와 독특한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심지어 판매망과 A/S망까지 BMW와 공유한다.

하지만 BMW에게 공급받는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알피나는 BMW의 부품을 직접 깎아내고 다듬는 수제작 과정을 거쳐 완전히 다른 자동차를 만들어낸다알피나가 단순한 튜닝 브랜드가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로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다만 모든 과정을 수제작으로 진행하다 보니알피나는 소량 한정 생산만을 고집한다.

물론 알피나도 BMW에게 부품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반대로 알피나가 BMW에게 엔진을 공급한 적도 있다. 1세대 X5 4.6si에 탑재되었던 ‘V8 4.6L M62TU’ 엔진이 바로 알피나의 작품이다.

그런데알피나는 자동차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독특한 상품을 판매한다오히려 자동차와 상극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피나의 대표 상품은 바로 이다.

알피나는 자체적인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으며유럽과 남미에서 직수입한 와인을 유통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알피나가 와인을 파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알피나의 사장이 와인 애호가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단순한 취미로 치부하기엔 그 규모와 솜씨가 비교를 불허한다저렴한 저가 와인은 물론 200만 원대의 와인까지 취급한다이 정도면 흔히 말하는 덕업일치(취미와 직업의 일치)’가 아닐까?

에디터 한마디

사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하나만을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현대자동차는 건설사로 시작했고기아자동차는 삼천리자전거와 대림 오토바이의 전신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 하나만을 파는 자동차 기업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단순히 이동 수단을 만드는 기업으로 남는다면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소유하는 개념이 사라지고 공유하는 개념이 새로 등장하면서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모빌리티의 변화가 다가올 근미래이제 자동차 기업은 새로운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