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 자동차 (FCA : FIAT-Chrysler Automobiles)는 세계 7위의 거대 자동차 그룹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한 지붕 아래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것까지는 알겠지만, 그룹으로 부르려면 좀 더 많은 기업들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FCA는 피아트 포함 14개의 자동차 관련 회사들이 모여있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미국 등지의 여러 브랜드를 흡수해 덩치를 키워 오늘날에 이르렀다. 피아트가 그동안 인수한 기업들로 어떤 기업들이 있을지 간단히 살펴보자.
단, 생산 시스템 등 자동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부 기업은 제외한다는 점 참고하자.
자동차 디자이너 카를로 아바스(Carlo Abarth)가 1949년 설립한 승용차 및 경주용 자동차 제조사다. 노란색 방패에 전갈이 추가된 엠블럼이 특징인데, 전갈은 카를로 아바스의 별자리로 알려져 있다. 1951년 본사를 이탈리아 토리노로 옮기면서 피아트와 제휴를 맺었고, 1971년 피아트에 인수되면서 고성능 모델을 생산하는 서브 브랜드가 되었다.
알파로메오는 피아트와 함께 오래된 이탈리아의 제조사 중 하나다. 1910년 프랑스의 엔지니어인 알렉상드르 다락(Alexandre Darraq)이 ALFA라는 브랜드로 설립했다. ALFA는 Anonima Lombarda Fabbrica Automobili의 약자다. 이후 1915년 기업가 니콜라 로메오(Nicola Romeo)가 ALFA를 운영하면서 1920년, 알파로메오(Alfa Romeo)로 변경되었다.
알파로메오의 엠블럼은 밀라노와 관련된 붉은 십자가와 뱀은 14세기 밀라노를 지배한 비스콘티 가문의 문장이다. 한때 무솔리니 정권에 의해 국영화되었다가 1986년, 경영악화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피아트에 인수되었다.
란치아는 1906년 기술자이자 카레이서인 빈센초 란치아(Vincenzo Lancia)가 설립한 자동차 제조사로, 전기점화장치, 일체형 섀시(모노코크), DOHC, 공기역학 디자인 등 당시 첨단 기술을 도입해 자동차 기술에 있어 앞서가는 기업이었다.
1960년대 이후 경영난으로 인해 피아트에 인수되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이탈리아 내수 브랜드로 퇴보 중이다.
마세라티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1914년 이탈리아 마세라티 가문에서 설립한 제조사다. 1920년대부터 꾸준히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며 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벤츠 등 유명 제조사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기술력을 뽐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판매량 저조로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1968년 프랑스의 시트로앵(Citroen)에 인수되었다. 인수 이후 잘 나가는 듯싶었으나, 석유파동으로 연비가 낮은 스포츠카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다시금 위기가 찾아왔다. 이로 인해 시트로앵은 이탈리아의 드 토마소(de Tomaso)에 마세라티를 넘겼고, 1993년에는 드 토마소가 피아트에 마세라티 지분의 51%를 매각하면서 피아트가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도중에 페라리와 엮이는 등 일부 움직임이 있었지만, 알파로메오와 함께 FCA의 이탈리아 그룹으로 묶이면서 마무리되었다.
크라이슬러 또한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다. 1925년 월터 크라이슬러(Walter Chrysler)가 설립한 자동차 제조사다. 과거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변경되었다가 2007년 다임러 AG가 크라이슬러를 사모펀드 기업에 매각했고, 이후 피아트가 점차 지분을 잠식하다 2014년 피아트 산하로 완전히 들어가게 되었다. 또한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합병 이후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 N.V. (FCA)로 명칭 변경이 이루어졌다.
모파는 1937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회사로 Motor과 Parts 합성어를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크라이슬러 엔진냉각을 위한 제품개발을 위해 설립된 회사였지만, 점차 다양한 자동차 부품과 용품 개발로 범위를 넓혀나갔다. 모파의 제품들은 성능이 워낙 좋아 다른 제조사에서 사용할 정도였다. 오늘날 닷지, 램 트럭, 피아트 등 다양한 제조사에 모파의 부품이 공급되고 있다.
닷지는 크라이슬러와 함께 미국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온 브랜드다. 1913년 존 프랜시스 닷지(John Fransis Dodge)와 호레이스 엘진 닷지(Horace Elgin Dodge) 형제가 설립한 닷지 브라더스 (Dodge Brothers Ltd.)가 시초다. 회사 설립 이전에는 자전거 회사를 설립해 기술력을 쌓고 미국의 올즈모빌에 변속기를 공급했으며 포드에 엔진을 납품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두 형제가 자동차 회사를 차린 뒤 출시한 첫 모델 올드 베시는, 포드의 주력 모델 ‘모델T’보다 월등한 품질을 앞세워 크게 성장했다. 1920년에는 미국 2위 제조사로 성장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같은 해 두 형제가 중병으로 사망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두 창립자의 사망으로 혼란이 지속되면서 닷지는 2위에서 7위로 추락했고, 1928년 크라이슬러가 인수하면서 산하 브랜드로 역사를 이어갔다. 먼 훗날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 합병되면서 닷지는 자연스럽게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램 트럭(RAM Truck)은 닷지와 함께 크라이슬러 산하에 있던 브랜드로, 픽업 라인과 경형 상용 트럭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2009년 닷지 브랜드에서 분리되어 뚜렷한 특징을 갖추면서 닷지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SRT또한 크라이슬러 산하 브랜드로 Street & Racing Technology의 약자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FCA의 고성능 차량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초창기 SRT는 닷지 바이퍼(Dodge Viper)를 개발하기 위해 ‘팀 바이퍼’로 시작되었다. 2002년에는 PVO(Performance Vehicle Operations)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고성능 차량 개발을 이어갔고, 2004년에 이르러 SRT로 최종 변경되었다.
지프는 군용차량 생산으로 시작한 브랜드다. 2차 세계대전 윌리스 오버랜드(Willys Overland)는 Willys MB를 생산해 활약했으며, 전후 군용 지프를 민간용으로 전환한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JEEP라는 이름을 정식 상표로 등록한다. 얼마 후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카이저 모터스에 병합되면서 1963년 카이저 지프로 사명 변경이 있었다. 이후 미국의 AMC가 인수하면서 산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르노를 거쳐 크라이슬러에 편입되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산하 제조사들, 여기도 인수했어?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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