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로 입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위기가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최근 독일 언론 슈투트가르트 신문(Stuttgarter Zeitung)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폭스바겐, 다임러, BMW이출자한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이 25명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인체 실험을 진행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했다.
25명의 성인들은 여러 시간 동안 각기 다른 농도의 질소산화물(NO2)를 흡입한 후 아헨 대학교 내 연구소에서 건강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실험이라는 비판이 전 세계로부터 날아오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 이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앨버커키 민간의학 연구소에서 폭스바겐의 의뢰를 받아 원숭이 10마리를 대상으로 4시간 동안 폭스바겐 차량의 배기가스를 강제로 흡입시키는 실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폭스바겐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최신 디젤 엔진이 깨끗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폭스바겐은 당시 동물 실험에 대해 “당시 택한 과학적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 “애초부터 그런 방식의 실험은 포기하는 것이 적합했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서 “어떤 형태의 동물학대로부터도 분명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 여론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관련 단체가 원숭이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젤게이트가 발생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일이 터지는가!”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독일차 수입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제조사들의 직접적인 잘못은 아니지만 출자단체에서 벌어진 문제가 불똥처럼 튈 수 있기 때문이다.
배기가스 조작, 동물 학대 그리고 생체실험까지 연이은 파문으로 실험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다임러는 “그 단체의 연구는 우리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해당 연구는 소름이 끼칠정도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선을 긋고 있으며 BMW또한 이와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비록 이번실험 파문은 EUGT가 독자적으로 진행한 실험이지만 관련 디젤게이트 이슈와 겹칠 가능성이 있어 독일차 업계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일3사 출자 단체, 사람 상대로 배기가스 생체실험? 도덕성 논란 확대
글 /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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