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 발표
테슬라, 지원금 받기 위해 슈퍼차저 공개
테슬라 오너들만 불편해지나?
미국 테슬라가 자사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개방하고, 2024년까지 충전소 수를 기존보다 두 배 늘리기로 했다. 앞으로는 전기차 충전소도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하고, 미국산 부품의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미국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과 교통부는 이날 전기차 충전소도 전기차처럼 최종 조립이 미국에서 이뤄지고, 부품의 55%가 미국산일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미국 표준 방식인 복합충전시스템(CCS) 기준을 제시하고, 개방형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면 75억 달러(9조6,600억 원)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에 테슬라는 반강제적으로 자체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경쟁사에 공개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북미에서 2022년 말까지 자사 충전 네트워크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실행하지 않고 있었다.
[글] 박재희 에디터
테슬라는 미국 내 17만700개 이상의 슈퍼차저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테슬라 외에 다른 브랜드 전기차는 이용할 수 없는 폐쇄형 충전기였다.
테슬라와 백악관의 합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테슬라가 미국 슈퍼차저 및 목적지 충전기 네트워크의 일부를 테슬라 이외의 전기차에 개방, 2024년 말까지 최소 7,500개의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테슬라의 개방형 충전기는 미국 전역에 배치한다.
또, 고속도로를 따라 최소 3,500개의 신규 및 기존 250kW 슈퍼차저를 통해 모든 전기차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 및 농촌지역의 호텔 및 레스토랑과 같은 위치에서 레벨 2 데스티네이션 충전을 제공한다.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충전소인 슈퍼차저는 CCS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테슬라는 슈퍼차저 일부를 개방하고 연방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약 7500개의 슈퍼차저를 모든 전기차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든 전기차 소유자는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는 모든 전기차 운전자가 테슬라 앱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전기차 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폐쇄형 충전 네트워크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어댑터를 갖춰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테슬라 차량 소유자는 다소 불편이 예상된다. 타 브랜드 전기차 소유자가 몰리면서 충전 상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까지 충전소를 2배 늘린다고는 하지만 실현될지 미지수이고 전기차 보급 속도는 이를 훨씬 능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는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DC 급속충전 네트워크로 알려져 있다. 충전소가 개방되면 아무래도 전기차 보급 확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