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모델 통틀어 테슬라엔 없던 양방향 충전
한 행사에서 언급된 이것, 이젠 적용될까?
주요 경쟁 업체들은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나?
안 하는 걸까? 아니면 못하는 걸까? 전기차 시장에서 나름 자존심을 세우는 테슬라에게도 소극적인 부문이 있다. 바로 양방향 충전이다. 그런데 지난 3월 1일에 열렸던 테슬라 ‘2023 investor day’에서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답이 나와서 소비자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연 어떤 말이 나왔을까? 함께 살펴보자.
[글] 배영대 에디터
양방향 충전이란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시켜 주차 중에 유휴 전력을 이용하는 개념이다. 전력망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주행 후 남은 전기를 전력망, 가정 또는 그리드로 다시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V2L(Vehicle to Load), V2H(Vehicle to House), V2G(Vehicle to grid)로 각각 분류해 전체적으로 V2X(Vehicle to everything)로 부른다.
현재 이 기술을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대차그룹은 E-GMP 플랫폼으로 V2L, 리비안은 V2H 기반에 V2L,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은 V2L 또는 V2H를 지원한다.
닛산 리프는 2013년부터 V2G 기능을 내장했지만 최근 양방향 충전 가능한 충전기를 설치했다. 루시드는 V2X 지원하며. 폭스바겐 ID. 시리즈 또한 2세대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V2G가 탑재된다.
그동안 테슬라가 양방향 충전을 차량에 직접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첫 번째 이유는 효율성이다. 양방향 충전을 통해 전력을 다시 판매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양방향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결된 특수 충전기가 필요하며 이를 설치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테슬라 파워월보다는 저렴할 수 있지만 파워월은 항상 전원이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소비자가 양방향 충전을 원하지 않을 때가 있어서다. 예를 들어 주차하고 200마일 충전 상태로 집에 플러그를 꽂았는데 가정 전원이나 그리드가 비싼 전기 요금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전원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충전 후 돈은 조금 벌었을지 몰라도 100마일 충전된 차량으로는 계획했던 곳까지 갈 수 없다.
현재로서는 테슬라는 주력 제품인 모델 S, 모델 3, 모델 X, 모델 Y 모두 양방향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이전에 양방향 충전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일전에 호주에서 테슬라는 자사의 파워월(Powerwall) 2를 사용하여 차량 배터리에서 집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가 있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이를 기억하는 듯했다. 그는 양방향 충전에 대해 “태양광 전기 저장장치인 파워월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양방향 충전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정 전원을 자동차 플러그에서 사용하다 이동을 위해 플러그를 뽑으면 집이 어두워지고 이는 매우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그의 말보다 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부사장의 말에 더 관심을 가졌다. 앞서 언급한 테슬라 ‘2023 investor day’ 에서 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부사장은 한 질문에 대해 “테슬라 전기차도 향후 2년 내에 양방향 충전(V2X)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전력 전자 장치를 개선하면서 차량에 양방향충전을 도입하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현재 전력 전자 장치 제조를 위해 재정비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와 양방향 충전, 현재는 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부사장의 “향후 2년 내”라는 말이 전부다. 그러나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양방향 충전은 차별화 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로 꼽힌다. 따라서 어쩌면 2년보다 더 빨리 테슬라 전기차에 양방향 충전이 탑재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