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트랙스, 사전계약 대박
낮은 가격을 무기로 현대차 추격
기본트림 미국 현지보다 700만원 저렴
신형 트랙스의 사전계약 대수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25일 기준, 22일 시작된 신형 트랙스 사전계약 대수가 6천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3월 내로 1만대 이상 사전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아와 쉐보레 사이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쉐보레는 외관 디자인은 준수하지만 올드한 인테리어와 높은가격 등으로 인해 전멸하다 시피 했다. 한국GM 공장은 사실상 수출기지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신형 트랙스는 다르다. 고질병이었던 내수 부진을 해결할 희망으로 떠오르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텃세를 버틸 방법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글] 이안 에디터
신형 트랙스의 사전계약 대수가 높은 이유가 뭘까?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가격과 디자인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다. 이번 모델의 가격을 살펴보면 ▲LS 2052만원 ▲LT 2366만원 ▲ACTIV 2681만원 ▲RS 2739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기본트림인 LS는 미국보다 7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심지어 기아 셀토스보다 10만원 더 저렴하다. 타 사 대비 가격 조정에 유리한 기아를 상대로 더 저렴한 모델을 내놓은 것은 주목할만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때 한국 철수설까지 언급됐던 GM입장에서는 신형 트랙스를 발판 삼아 한국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신형 트랙스는 창원과 부평공장에서 수 천대 넘는 물량을 생산중이다. 미국 현지 물량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지난 달에는 6천여대가 첫 선적돼 수출길에 올랐다. 앞으로는 북미 물량과 더불어 국내 물량까지 감당해야 하는 만큼 한국GM 생산라인에 활력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트랙스의 디자인은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모습이다. 스포티함과 젊음을 강조한 트레일블레이저와 닮은 전면부가 특징이다. 참고로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 소형 SUV 시장 1위를 할 만큼 인기 모델이다. 쉐보레 입장에선 이 디자인을 아이덴티티로 삼아 다른 모델에도 적용하는 것이 실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측면부는 정갈하고 묵직한 실루엣 보다는 마찬가지로 역동성을 추구했다. 신형 트랙스의 정식 명칭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에서 알 수 있듯, 세단과 SUV 사이에 위치한 디자인 형태인 CUV 타입을 채택했다. 후면부의 경우 복잡한 기교 대신 날카로운 리어램프와 뾰족한 테일게이트로 한 층 멋을 살렸다. 전반적으로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을 갖추게 돼 소비자들의 선호할 만한 상품성을 지니게 됐다.
인테리어도 준수하다. 그동안 대시보드의 형태가 좌우 대칭이고 작은 센터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는 형태를 고집했다면, 이제는 트렌드를 따라 넓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구체적으로 8인치 클러스터와 11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듀얼 스크린이 들어가, 깔끔하다. 특히 D컷 스티어링 휠과 운전자를 향해 기울어진 센터패시아 구성은 이 차가 펀 드라이빙 등 운전자 중심으로 맞춰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신형 트랙스는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구성이다. 크로스오버 타입의 모델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 세단의 시대가 저물어가기 시작하면서 넓은 공간성이 강점인 SUV 시대가 이어졌다. 요즘은 크로스오버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크로스오버란, 세단과 SUV의 특성을 가진 SUV에 좀 더 가까운 차로 보면 된다. 세단처럼 유선형 실루엣이 보이지만, 차고가 높다. 그리고 SUV 보다는 낮고 날렵한 모양새지만 SUV 처럼 공간 활용성에 초점을 맞춘 실내 구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성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한 결과다. 세련미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젊은 감성까지 겸비한 디자인에 넉넉한 공간성까지 원한 결과물인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SUV 모델들 역시 상당수는 신형 트랙스와 유사한 형태를 갖출 것이다. 과연 이번 트랙스는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