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부터! 구독 서비스 준비 중인 기아
소바자가 고를 수 있는 기능은 무엇?
다른 경쟁 제조사들의 구독 서비스는?
EV9(기아)이 다음 달 출시를 앞둔 가운데, 기아가 이 차를 시작으로 ‘구독 서비스’인 ‘기아 커넥트 스토어’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기아는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당시 참석한 고위 관계자를 통해 “기아 커넥트 스토어 론칭을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디지털 기능도 구매할 수 있는 진정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며 말한 바 있다.
모델별 상세 옵션 구성과 월 요금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EV9에는 우선 구독 옵션으로 ‘가속 부스트’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가속 부스트’란, 최대 토크를 높여 차가 더 빨리 달리게끔 기능이다. 구독은 사륜구동(4WD) 모델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EV9 사륜구동은 최고 출력 283㎾(385마력), 최대 토크 600Nm의 성능을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0초다. 만약 소비자가 부스트 옵션을 구독하게 되면, 최대 토크가 300Nm 높아진 700Nm로 오르고 제로백이 5.3초로 약 0.7초가량 단축된다. 기아 측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될 경우 EV9 사륜구동은 상위 모델인 EV9 GT-라인과 출력이 같다.
[글] 배영대 에디터
출력 상승과 함께 범퍼와 휠, 루프랙(짐을 얹을 수 있는 틀) 디자인이 다른 EV9 GT-라인은 기본 모델보다 차값이 비싸다. 그런데 이때 만약 앞서 언급한 서비스의 구독료가 저렴하다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말인즉, 출력 상승만 원하는 소비자는 저렴한 기본 모델을 사고 대신 구독으로 출력 상승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구독 요금이 비싸면 굳이 구독 서비스 선택하는 대신 EV9 GT-라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기아는 ‘가속 부스트’ 외에도 순차적으로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2(RSPA2) ▲라이팅 패턴 ▲스트리밍 플러스 등도 구독 상품으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 서비스로 제공될 기능들을 하나씩 간단하게 살펴보면, RSPA2는 차에서 내려 밖에서 리모컨을 통해 직각 주차, 평행 주차, 사선 주차를 하는 기능이다. 라이팅 패턴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를 다채롭게 표출하는 것이고, 스트리밍 플러스는 차 안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기능이다. 주행 중 영상 시청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 정차·충전 중일 때 스트리밍 플러스를 활성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업계에서 구독 서비스는 어떨까? 알아보니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 역시 이 기능을 속속 출시하는 추세다. 먼저 국내에는 BMW가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스토어’를 통해 사고 발생 시 전후 각각 20초 동안의 영상을 사방으로 자동 녹화하는 BMW 드라이브 리코더(월 1만 5000원), 주차를 돕는 BMW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월 2만 5000원) 등을 운영한다.
해외 시장의 경우 대표적인 것만 살펴보면, 먼저 테슬라가 모델 3 롱레인지와 모델 Y 롱레인지의 제로백을 0.5~0.6초가량 단축하는 가속 부스트 옵션을 2019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운영 중에 있다. 소비자는 2000달러(약 26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면 영구적으로 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외에는 벤츠가 작년 11월부터 북미에서 전기차 EQE·EQS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대상으로 제로백을 0.8초~1초가량 단축하는 가속 부스트 옵션을 구독 상품으로 판매 중에 있다. 참고로 가격은 1년에 1200달러(약 159만 원)다.
자동차 구독서비스, 이는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도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BMW가 국내에서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을 구독료를 받겠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결국 당시 BMW 코리아는 앞의 두 기능에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해명까지 한 뒤에야“한국에선 열선시트·열선핸들에 구독 상품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기아 역시 서비스 초반에는 적지 않은 쓴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이들이 큰 출혈 없이 대응을 잘해서 오랫동안 이 서비스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